‘동화이야기 메아리’, 마음을 나누다
“오랫동안 알을 품고 있던 엄마 오리 둥지에서 점박이, 얼룩이, 구지구지가 태어났어요~”
“야야야야~ 저 악어 좀 봐라! 오리처럼 뒤뚱뒤뚱 걷잖아! 크하하하”
“하하하하하하(아이들)”
지난 7월 18일 오전 10시 한빛맹학교.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교실 하나를 가득 메우고도 바깥으로 흘러나왔다.
때로는 감동적인, 때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은 바로 ‘동화이야기 메아리’다.
‘동화이야기 메아리’는 윤복성 MBC 성우극회 회장을 비롯하여 ‘방귀대장 뿡뿡이’로 유명한 이선호 성우, 라디오 프로그램 ‘김기덕의 골든디스크’의 ‘음악 에세이 코너’를 진행하는 윤성혜 성우 등 MBC 성우 11명이 만든 모임으로, 서울 근교의 맹학교들을 방문해 재능을 나누고 있다.
사실 MBC 성우들은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30여 년간 소리잡지 녹음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시각장애인들과 만나왔다.
“저희가 20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데, 사람이 없는 곳에서 녹음을 하다 보니 시각장애 아동들에게 직접 라이브로 읽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구연동화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협력 제안을 해주셔서 이렇게 모임도 만들고 또 봉사할 수 있는 학교도 좀 더 생겼습니다. 인천과 수원까지도 가게 됐는데, 할 때마다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동화이야기 메아리’는 단순히 동화를 읽어주는 구연동화와는 달리 성우라는 장점을 살려 동화와 방송 드라마, 그리고 만화 캐릭터를 연기하는 등 좀 더 실감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윤복성 성우는 ‘동화이야기 메아리’로서 활동을 시작한 첫날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봉사 전날엔 방송 전날보다 가슴이 더 설레서 한숨도 잘 수 없었다고.
“봉사 시작 시간이 10시인데 늦지 않으려고 새벽 6시 반에 출발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을 만났는데 너무 밝았습니다. 시각장애 친구들뿐만 아니라 중복장애 친구들도 만났는데 표정에서 전해지는 순수함에 이 봉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야 될 거구나! 그런 걸 느꼈습니다.”
봉사활동을 위해 녹음 방송 일정을 바꾸고, 새벽 3시에 업무가 끝나는 바람에 녹초가 되었어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정도로 이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에게 아이들과의 만남은 ‘살아가는 힘’이기 때문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으로 칭해지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제 아이들 같다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뭔가를 전해주는 의미에서 시작한 것이라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 하고, 또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저희가 더 맑아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동화이야기 메아리’는 현재 서울맹학교, 인천혜광학교, 한빛맹학교, 한빛맹아원 등을 월 1회씩 방문하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소외된 이들을 위해 대전이나 천안 지역까지 활동범위를 넓히고 싶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동화이야기를 메아리로 아름답게 전파하는 성우들의 모임, ‘동화이야기 메아리’의 고운 마음이 이름처럼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울려 퍼져 앞으로도 오래도록 길게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바다.
(2014.08.01 제91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