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정보단말기, 시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나?
금년 1월, 이룸센터 누리홀에서는 시각장애 학생들이 한데 모여 수학능력평가시험에서 시각장애 수험생에게 정당한 편의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수능 편의제공 개선을 위한 시각장애학생 증언대회’가 열렸었다.
이 날 학생들은 “점자 시험지나 전맹의 경우 1.7배의 연장시간만으로는 비장애인들과 정당하게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수능시험에서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 사용이 허가돼야 한다”고 한마음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그동안 한소네는 무선인터넷과 라디오 등의 기능이 있어 부정행위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수능시험을 비롯한 여러 시험에서 사용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소네를 수험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음에도 허용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외침이 닿아서일까. 얼마 전 장애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을 개정하려는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기존의 ‘장차법’은 교육책임자의 편의제공 의무로서 ▶장애인에 대한 이동편의 제공, ▶교육보조인력의 배치, ▶학습 참여의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 ▶시・청각 장애인의 교육에 필요한 의사소통 수단의 제공 등을 규정하고 있다. 즉, 평가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편의제공에 대해 규정하지 않아 마땅한 지원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점을 개선하고자 지난 7월 17일 강창일 의원 외 9명의 국회의원들은 시험 등의 교육 평가과정에 보조기기 등을 제공하도록 하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재 발의안은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의견수렴을 받고 있는 중이다.
발의안에 따르면, ‘장차법’에서 제14조 제1항 ‘교육책임자는 당해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장애인의 교육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다음 각 호의 수단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제공하여야 한다.’의 제6호를 제7호로 변경하고, 제6호에 ‘시험 등의 교육 평가과정에 있어서 보청기, 무지점자단말기 등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제공’이라는 내용이 추가 명시된다.
이로써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장애인들이 시험을 비롯한 교육 평가과정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본 발의안이 법적인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 법안으로 제정돼야 한다. 사실 한해 법안으로 제정되는 발의안은 그리 많지 않다. 19대 국회를 예로 들자면, 100건 중 14건 정도만 통과될 정도다. 그러나 수학능력평가시험을 관장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점자정보단말기 도입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전망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익인권변호사의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 학생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필요한 법”이라고 말하며, “발의가 되어도 통과가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발의안은) 꼭 통과되었으면 좋겠다”고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2014.08.01 제91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