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길 도우미’ 시각장애인은 이용 못해
지난 4월 23일, 국토교통부는 보행자를 위해 빠르고 다양한 이동경로를 지원하는 걷기 내비게이션 <걸음길 도우미>앱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의 내비게이션은 주로 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였고, ‘차량용 도로망도’를 기반으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보행자 길안내 서비스도 ‘차량용 도로망도’를 기반으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보도나 좁은 골목길, 육교, 계단, 지하보도 등을 통해 이동하는 경로가 빠르더라도 검색 결과에서 배제됐다.
한편, 보행자용 내비게이션의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의 앱들도 현위치 기반 경로 탐색만 해줄 뿐 실시간으로 길을 안내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아 보행자를 위한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같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유기윤 교수팀과 지난 2012년부터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의 ‘도로망도’ 제작방법에 비해 보다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보행자용 상세 도로망도’를 개발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걸음길 도우미> 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현재 <걸음길 도우미> 앱은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만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 지역에서만 시범 운영되고 있다. 향후 활용성을 모니터링한 결과와 예산에 따라 서비스 대상 기종과 지역의 범위가 확대될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걸음길 도우미> 앱에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센터 최기열 사무관은 “최동익 의원의 제안에 따라 시각장애인도 쓸 수 있도록 보완해서 오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일 큰 문제는 길 안내를 시작할 때 “음성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멘트만 나올 뿐 “어느 방향으로 몇 미터 직진하세요” 같은 구체적인 안내가 없다는 것이다. 정안인이라면 휴대폰 화면의 지시대로 이동하면 되지만, 시각장애인은 음성안내가 없어 발걸음을 떼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기존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경우 안내된 경로를 이탈하면 잘못된 경로임을 알리고 현 위치에서 목적지간 가장 빠른 길을 재탐색해서 알려주지만, <걸음길 도우미> 앱은 300m 이상을 걸어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센터 최기열 사무관은 길 안내를 시작할 때 구체적인 안내가 없는 문제에 대해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어느 정도 속도가 있고 GPS 수신이 잘되기 때문에 오차를 보정해서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보행자용 내비게이션은 차보다 이동하는 속도가 늦다보니 오차를 보정하기 쉽지 않다”고 답변했다.
또 그는 “경로를 이탈할 경우 재탐색해서 알려주는 기능이 있지만 주변 상황에 따라서 GPS 수신율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몇 미터부터 재탐색이 실행되는지 얘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GPS 수신율은 고층 빌딩이 밀집한 도심에서 20~30m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높은 건물이 없거나 대로변에서는 오차범위가 1m 이내”라고 강조하면서, “다른 나라의 위성에서 GPS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수신율을 높이거나 오차범위를 줄이는 등의 개선은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그는 “이 앱을 보조용으로만 사용해야지, 전적으로 의지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4.05.01 제90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