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판매점 25년째 운영 노하우는 ‘신뢰’
서울 종로의 낙원상가. 이곳은 우리나라 악기판매점의 메카로 꼽히지만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온라인 악기판매 확대 등으로 침체상태에 놓인 지 오래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낙원상가’도 아닌 광주광역시에서 25년 간 악기판매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성중(1급, 66세) 씨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현재 북구에서 악기판매점 ‘콘서트악기’를 운영하고 있다.
콘서트악기의 연매출은 무려 4~5억으로, 그에 따르면 악기 수리와 업소의 음향시설도 관리했던 80~90년대에는 지금의 배가 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고.
김성중 씨의 성공 노하우는 바로 ‘신뢰’다. 고객은 물론 거래처와 신용을 쌓아서 자신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속인다거나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타당성 없는 영업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욕심을 버리고 적정수준의 마진만을 남기고 영업을 하다 보니 사람들 모두 ‘악기에 관한 한 김 씨에게 물어보면 믿을 만하다’고 평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젊은 시절 나이트에서 기타맨으로 연주생활을 하며 쌓은 친분관계도 큰 힘이 됐다.
“제가 서울맹학교 고등부를 졸업했던 때가 70년대 초반이었는데, 당시는 시각장애인이 안마를 하기에 편한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안마사의 꿈을 접고, 학창시절 기타를 열심히 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악기 판매점을 시작한 것은 1983년이었다. 부업을 한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던 작은 가게는 생각보다 성황을 이뤘다. 운영한지 5년 후에는 연주생활을 그만두고 악기판매에만 몰두했고, 10년 후에는 기반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모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마음에 회의감이 들었다.
“10년 동안 악기 판매만 하다 보니 지루해지더군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도 해 보고 싶어서 잠시 그만두기로 했었죠.”
그렇게 몇 년 동안 쉬게 되었지만, 그동안 그는 거래처로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재차 받게 됐고, 결국 2000년부터 영업을 재개해 현재까지 계속해 오고 있다.
김성중 씨에겐 한 가지 바람이 있다. 바로 악기판매에 관심이 있는 시각장애인이 생겼으면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악기판매 영업을 위해 도움을 청하는 이가 있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얘기해주는 등 여러모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시각장애인에게 악기를 판매하는 일은 괜찮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악기는 인간과 띄어놓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에 재고가 생기지 않습니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울이나 광역시, 인구 100만 이상이 되는 대도시 등에서 운영한다면 많은 수입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생활할 정도의 소득은 가능합니다. 또 지금까지 사기를 치거나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려고 했던 사람이 없었던 것을 보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순수하고 선량한 것 같습니다.”
(2014.05.15 제90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