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련과 보건복지부의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관련 협의사항 발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는 지난 12일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관련 고시 개정’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한 사항을 발표했다.
한시련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제도 시행에 따른 시기상의 어려움과 예산상의 한계로 평가지표를 당장 개정하기 어려움을 밝히고,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의 내용 및 점수 산정방법에 관한 고시’ 제정(안) 가운데 ‘부칙’을 개정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1년 이내에 고시 개정을 위한 제도개선위원회를 보건복지부에 설치하고, 장애인단체 관계자를 포함한 10명 내외의 위원을 구성하며 매 3년마다 제도개선사항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한시련은 위원회의 명칭을 고시개정전문위원회로 변경하고, 위원 중 5명 이상을 장애인으로 구성하며, 위원회를 3개월 이내에 구성하여 1년 이내에 고시개정을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안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를 100% 수용하기로 했다. 또한, 한시련이 제안했던 시각장애 특성을 반영한 평가매뉴얼은 원안 그대로 반영하여 시행하겠다고 했다.
넓은마을 게시판에는 “한시련은 종합조사표의 수정이 왜 중요한지도 모른 채 활동보조시간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 “부칙은 중간에 삭제될 수도 있는 것이고, 시각장애 특성에 맞는 매뉴얼 시행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시행을 좀 늦게 하더라도 확실하게 수정해서 해야 한다” 등의 의견들이 있다. 반면, “시각장애인 특성에 적합한 평가매뉴얼의 적용 여부는 7월이 되면 판명될 테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시련 관계자는 “시행하게 될 평가매뉴얼은 모든 문항이 시각장애인 특성에 맞게 질문하도록 바뀌었다”며, “더 이상 시각장애인에게 치욕적이고 불필요한 문항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옷 갈아입기’는 ‘옷을 색깔과 종류에 따라서 구별해서 계절에 맞추어 입을 수 있는가’로, ‘음식물 넘기기’는 ‘음식물의 종류나 음식물의 이상 여부를 알고 먹을 수 있는가’ 등으로 질문하는 식이다.
그는 “평가매뉴얼은 질문지로 구성되어 있고, 질문에 대한 정답을 미리 알려줄 수는 없으므로 매뉴얼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종합조사 도구 항목에 시각장애 특성을 반영한 항목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모든 장애 유형들이 저마다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상 협의 내용 과정을 일일이 모두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고시 개정을 하는 1년 이내에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므로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시련과 보건복지부의 협의 사항에 대해,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이하 연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다.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전문위원회 도입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보건복지부에 연말까지 논의와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1월에 시행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강윤택 연대 대표는 “다른 장애유형은 서비스의 양이나 배점 등이 문제가 되고 있을 뿐 문항 자체는 이미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시각장애 특성을 반영한 문항만을 다루는 전문위원회로 하자고 제안했다”며 현재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대는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정부 전면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서비스지원종합조사 문항 기능제한 영역에 시각장애인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문항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지난 5월에 있었던 ‘시각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집중결의대회’에 이어 2차 결의대회를 6월 마지막 주에 진행할 예정이다.(6월 24일 기준)
쇠뿔도 단 김에 빼라는 말처럼 이슈 공론화를 통해 단번에 몰아붙여 최대한의 성과를 얻어내어야 한다는 주장과, 여러 형편을 살펴 장기적 포석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협상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크게 대립하는 형국이다. 이견이 내부 갈등으로 외부에 비춰진다면, 시각장애 인식 개선과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에 대한 오랜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방법론상 이견에서 비롯된 갈등이 오해와 불신을 통해 심화되고 확산되어, 애초 공유했던 취지에서 벗어나 표류하게 된 경우를 많이 본다. 모두가 인식을 함께 하는 원래의 취지와 목적으로 차분히 돌아가 방법론 차이의 간극을 좁힘으로써, 공통의 전략과 계획을 다듬어 볼 때라는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이다.
(2019. 7. 1. 제102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