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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골프로 희망을 되찾은 시각장애인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3-10-31 오후 5:18:38

조회수 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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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골프로 희망을 되찾은 시각장애인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3-10-31 오후 5:18:38 (조회 : 3809)

골프로 희망을 되찾은 시각장애인

  지난 10월 13일 KBS 1TV <강연 100℃>에 시각장애인 골프선수 최규일(47세, 1급)의 감동적인 사연이 소개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베체트병과 그로인한 시각장애, 그리고 이혼이라는 좌절과 역경 속에서도 아들에게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해야 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취직했던 귀금속 공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22살 때는 월수입이 500만 원이나 됐다. 그때가 90년대 초반이었다. 일을 시작한지 5년 만에 귀금속 공장까지 차렸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불행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베체트병을 진단받았던 것이 28살 때였어요. 지금은 왼쪽 눈만 사물의 윤곽정도를 볼 수 있는데 이마저도 3~4년 후엔 사라질 거라고 하더군요. 이 병 때문에 왼쪽 무릎 관절을 7cm나 잘라냈고, 신장이 찢어져 혈뇨를 보기도 했어요….”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가세가 기울고, 사소한 일에도 부부싸움이 잦아져 결국 이혼에 이르렀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나날이었다.
  그러던 최규일 씨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은 시력을 잃어가는 아버지로 인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그 모습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 속에 멈춰 있던 발을 앞으로 내딛기 시작했다.
  그는 제일 먼저 서울맹학교에 입학했다.
  “아이를 데리고 입학식에 갔어요. 우리 아빠만 시각장애인인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요.”
  최규일 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학교를 다녔다. 특히 특별활동 시간에 미술을 배울 때면 귀금속 세공을 했던 감각이 떠올라 더 열심히 임했다. 그러던 중 미술 선생님이 그의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고 조소 작품을 만들어 볼 것을 조언했다. 그 뒤로 학교 대표로 여러 미술대회에 참가했고, 그 때마다 상을 휩쓸었다.
  2006년에는 골프에 도전했다. 2007년에는 함께 골프를 배웠던 시각장애인 두 사람과 의기투합해 정식적으로 시각장애인골프동아리를 만들었다.
  “처음엔 굉장히 어려웠어요. 골프장이 가까운 곳에 있는 게 아니니까 멀리 이동해야 하는데 교통편을 구하기가 힘들었죠. 또 막상 골프장에 가도 장애인이라고 받아주지도 않았어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시각장애인 골프동아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이 돼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나라에서 운영하는 골프연습장의 경우 50%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사실 골프 장비를 마련하는 데 한두 푼 드는 게 아니라서 쉽게 할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골프에 입문하고 싶다는 분이 있으시다면 개인적으로 제가 쓰던 용품을 무료로 대여해 드릴 수 있어요.”
  골프를 시작한 이후 그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국내 대회에서 2008년과 2009년, 그리고 2010년도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열린 세계시각장애인 골프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랐다. 2010년 한일 국가대항전은 일대일 매칭 팀전으로 진행돼 패배했지만 그는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1승을 얻어냈다.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처음 골프를 시작했을 때는 하루에 6시간씩 매일 연습했어요. 어쩔 땐 하루에 천 번까지 골프공을 쳐본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늑골이 깨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고, 골프채도 3대나 부러뜨렸어요.”
  최규일 씨는 골프를 통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그리고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남은 인생을 골프에 걸어야겠다고 다짐 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시각장애인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티칭프로’가 되어 골프꿈나무 양성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또 언젠가는 장애인올림픽에 골프국가대표로 나가 금메달을 따서 국위선양을 하는 것도 평생의 꿈이라고 밝혔다. 꿈을 이룰 때까지 골프채를 손에서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강인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2013.11.01 제8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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