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각장애 소녀, 입술로 점자 읽어 대학 합격
눈이 보이지 않을뿐더러 또래에 비해 청각능력도 현저히 떨어지는 홍콩의 시각장애 여학생 ‘상시콴(20세)’이 최근 대학입학시험에서 입술로 점자시험지를 읽으며 상위 5% 안에 드는 놀라운 고득점을 달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상시콴이 손가락으로 점자를 잘 읽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홍콩의 에베네져 맹학교 미린치우 교사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는 상시콴이 종이에 입술을 대고 있어서 물어보았더니, 손보다 입을 사용하면 훨씬 더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상시콴은 “난 내 손 감각이 둔해 다른 시각장애인 학우들보다 읽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여러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봤지만, 결국 입술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입과 혀 그리고 손가락은 특히 공간 식별에 익숙하다. 대표적 해부학 책인 Field’s Anatomy, Palpation and Surface Markings에 따르면, 입, 혀 그리고 손가락은 1∼3밀리미터 간격인 두 점을 인식할 수 있다. 이것과 비교해서 다리나 손 등은 오직 50∼100밀리미터 이상 간격의 두 점만을 인지할 수 있다.
입으로 읽는 점자 읽기는 도전이었고, 숙달하기까지 고생스런 시간을 거쳐야 했다. 손가락 대신 찾은 대안이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상시콴은 입으로 점자를 읽는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공공장소나 저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읽을 때는 창피하고 부끄러워요.”
또한 실질적인 문제도 있는데, 점자책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시콴은 글자로 세상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독서는 한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다. 지적 자극과 심리적 도피처를 제공해 주었기에.
수년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상시콴은 대입시험에서 모든 과목이 상위 5% 안에 드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중국어, 영어, 문학은 최고점을 받았고, 중국문학과 영어문학, 수학도 우수한 점수를 획득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나온 결과를 보고 저는 정말 깜짝 놀랐고 신이 났죠. 그동안 했던 수많은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고 느꼈어요.”
올가을 대학에 들어가는 그녀는 번역을 전공할 생각이다. 이는 생각을 가다듬게 하거나 감동적인 책들을 대할 때마다 다른 언어로 번역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은 바람에서다.
“저는 모든 분들에게 용기와 시련과 역경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인내를 가지라고 북돋아 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마다 불편함, 어려움들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의지가 있다면 길(방법)은 존재할 것입니다.”
(2013.08.01 제88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