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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마라톤으로 두 번째 인생을 찾은 김미순 씨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3-08-14 오후 5:04:11

조회수 4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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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마라톤으로 두 번째 인생을 찾은 김미순 씨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3-08-14 오후 5:04:11 (조회 : 4092)

마라톤으로 두 번째 인생을 찾은 김미순 씨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 KBS1 <인간극장>에는 시각장애를 가진 김미순(1급, 53세) 씨의 울트라마라톤 도전기가 방송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김미순 씨가 출전한 이번 울트라마라톤 대회는 7월 7일 해남 땅끝기념탑에서 출발해 7월 13일 강원 고성 출입국 관리소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장장 622km에 달하는 긴 거리를 김미순 씨는 148시간 25분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6박 7일의 일정을 감안하면 하루에 30분도 채 자지 않고 달린 셈이다.
  전국에서 한다하는 선수 82명이 참가했지만, 완주자는 33명에 불과할 정도로 극한에 도전하는 레이스였다. 완주자들 중 장애인은 김미순 씨가 유일했다. 정안인 선수도 힘든 완주를 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선사했다.
  대회가 끝나고 3주 뒤인 8월 5일, 본지는 김미순 씨 부부가 운영하는 카센터를 찾아갔다. 고된 마라톤의 여파일까. 그녀의 얼굴을 까맣게 그을렸고, 발톱은 거의 다 빠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녀는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와 명랑한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김미순 씨가 지금처럼 환한 미소를 짓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1991년 베체트병을 진단받은 그녀는 10년 안에 실명한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 10년 동안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졌다. 불면증으로 하루에 2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고, 우울증도 심해져 ‘빨리 늙어버렸으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이 하루에도 몇십 번씩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길 10년, 의사의 진단이 틀리기만을 빌었던 그녀의 바람은 헛된 희망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2004년, 김미순 씨는 치료차 방문한 중국에서 운동을 권유받아 마라톤을 시작했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건강을 되찾아 병원 방문 횟수가 한 달에 한 번에서 6개월에 한 번으로 줄어들었다. 또 마음의 여유가 생겨 예전 같았다면 상처받았을 말에도 개의치 않게 됐다.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배웠어요. 그 어떤 고통도 울트라마라톤을 하면서 느끼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세상사는 것이 편해지더라구요.”
  지난 10년 동안 김미순 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달리고 또 달리며 시련을 이겨냈다. 그렇게 달린 끝에 지금까지 그녀가 참여한 대회는 풀코스 120여 회, 울트라마라톤 44회에 달한다. 평소에도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매일 13~15km씩 달리고, 주말에는 등산을 하거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처럼 그녀가 마라톤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 김효근(53세) 씨의 헌신적인 외조와 딸 김정현(27세) 씨의 전폭적인 지지덕분이었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 OK에요. NO가 없어요. 남편이 속을 썩이는 일도 없었고 딸아이가 사춘기 때에도 그 흔한 반항 한번 한 적이 없었어요. 무조건 우리 아내, 우리 엄마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하나님이 눈을 가져간 대신에 착한 남편과 딸아이를 줬다는 생각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도 그녀의 가족들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남편 김효근 씨가 동반주(가이드 러너)로서, 딸은 서포터로서 그녀와 함께 했다. 대회 도중 남편의 허리부상이라는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가족이 함께 했기에 그녀는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385km 지점에서 남편이 허리 부상을 입는 바람에 대회를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딸이 ‘엄마가 안 뛰면 아빠가 얼마나 미안해하겠냐’며, ‘완주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를 할 거라면 완주를 하고 후회를 하라’고 조언해줬어요. 그 말에 용기를 얻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뛰었어요. 남편도 허리가 아팠지만 자기 아내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결승점을 70km 앞뒀을 때부터 같이 뛰어줬어요.”
  김미순 씨는 622km를 뛰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한다. 눈이 보이지 않지만 코스 하나하나를 다 기억한다며, 뛸 수 있는 두 다리가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또 언젠가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참가할 꿈도 갖고 있다.
  “세상을 겁내지 말고 일단 나오세요. 장애가 있어도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노력만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그녀의 끝없는 도전 정신과 뜨거운 열정은 세상의 모든 편견 속에서 좌절하고 있는 이들에게 강력한 어퍼컷 같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당신도 도전하면 해낼 수 있다는.


(2013.08.15 제8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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