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한결같이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온 ‘소리잡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국내 최초의 오디오 잡지인 ‘소리잡지’가 올해로 창간 3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관장 신동렬)은 지난 8월 27일 오후 2시 복지관 녹음제작실에서 ‘소리잡지 창간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30년간 소리잡지 제작에 참여해 온 ‘MBC성우극회 소리잡지 봉사단’과 녹음봉사자, 그리고 소리잡지를 구독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소리잡지 제작에 공헌한 MBC 성우 봉사자들과 소리잡지 창간의 산파역을 담당했던 박혜순 교수(서강대 철학과)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성우봉사단 대표로 축사에 나선 박태호 성우는 “30년 전에는 녹음시설도 부족하고, 복지관에 가려면 장화를 신어야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창간 당시를 회상하며, “그럼에도 소리잡지가 발전해온 것은 성우회와 소리잡지 관계자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축하했다.
신동렬 관장은 기념사에서 “사람은 이 땅에 태어날 때 저마다 소명을 가지고 왔는데, 소리잡지는 ‘시각장애인을 이 사회에서 재활시켜 소명을 이루게 하는 역할을 하게 할 것’이라는 분명한 이념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30년을 이어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 가는 소리잡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소리잡지는 1983년 9월 MBC극회 성우들의 재능 기부에 의해 탄생했다. 당시 복지관은 열악한 재정으로 녹음테이프를 구입할 재원이 부족했다. 그래서 궁리 끝에 서울의 대연각 호텔에서 일일찻집을 열었고, 이때 모인 기부금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보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점자도서를 제외하고 국내에 녹음도서가 전무하던 시절 소리잡지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정보매개체로 큰 역할을 했다.
창간 당시 소리잡지는 리더스다이제스트, 샘터, 한국인, 월간 2000년 등 4종의 잡지에서 발췌했었다. 이후 시각장애인들의 욕구에 따라 잡지들이 다수 변경되었고, 지금은 소비자시대, 사람과 책, 좋은 생각, 헬스조선, 도서관저널 등 다양한 정보와 교양을 제공하는 잡지가 더해지며 구독률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소리잡지는 매월 평균 15명의 MBC 성우 자원봉사자들이 복지관에 직접 방문하여 약 6시간 분량의 녹음물로 제작되고 있다. 창간부터 오늘날까지 소리잡지 제작에 참여한 성우 봉사자는 4,524명이나 된다. 그리고 30년 동안 한 번의 결호 없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보급해 왔다.
소리잡지 애독자인 시각장애인 최남진(남, 72세) 씨는 “소리잡지는 지식과 정보에 목말라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갈증을 시원스럽게 해소해주는 맑고 시원한 샘물이었고, 더 넓은 세계를 향해 걸어가는 인도자였다. 또한 좌절과 시련을 극복해주는 힘이 됐고, 더 많은 지식을 열망하는 우리들에게 멘토의 역할까지 담당해 주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소리잡지는 현재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에게 매월 카세트테이프와 CD로 보급되고 있으며, 인터넷(sori.or.kr) 또는 ARS(02-441-5700)로도 들을 수 있다.
구독 문의 02-440-5201
(2013.09.15 제88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