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스포츠, 탠덤사이클
“시각장애인에게 꼭 권하고 싶은 운동이에요!”
강성오(54세, 1급) 씨는 탠덤사이클 마니아다. 그는 주변인들을 만날 때마다 탠덤사이클의 즐거움을 전하며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탠덤사이클에 대한 자랑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탠덤사이클을 타기 전에는 조금만 더워도 땀이 줄줄 흘렀는데,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엔 더운 것도 몰랐을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시각장애인들은 운동을 하지 않아 하체가 부실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탠덤사이클을 하게 되면 고관절과 대퇴부 등 하체 부위가 좋아져요. 재미 붙여서 타다보면 체력도 증진돼요!”
이처럼 그가 푹 빠진 ‘탠덤사이클’은 정안인과 시각장애인이 2인용 자전거를 함께 타는 운동 종목을 말한다. 앞좌석에는 정안인이 타서 방향을 조절하고, 뒷좌석에는 시각장애인이 타서 두 사람이 함께 페달을 밟는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정안인은 운전대와 앞바퀴 역할을 맡고 시각장애인은 모터와 뒷바퀴 역할을 하는 식이다.
강성오 씨가 탠덤사이클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6년이다. 그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횡성군 지회장을 맡으면서 탠덤사이클 동아리를 개설했다. 동아리 대표라는 위치도 있었지만 타다보니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생활체육대회에도 나가게 됐고,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하는 욕심도 생겼다. 사비를 들여 더 좋은 장비를 구입하고 실력 있는 파일럿을 수소문하고 연습에 매진하다보니 어느새 그는 국내 랭킹 2위라는 영광스러운 위치에 올랐다.
2011년 탠덤사이클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그동안 스페인 세고비아 세계대회 등에 출전해 한국 탠덤사이클의 위상을 높여왔다. 올해 2월 인도 뉴델리에서 치러진 아시아장애인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지난달에 치러진 제9회 전국시각장애인 탠덤사이클 대회에서는 도로 독주 20km 부문에 참가해 당당히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현재 그는 내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땀을 흘리고 있다. 출전권은 제1, 2차 장애인사이클 국가대표 선발전과 전국장애인체전의 성적을 합산하여 우수한 선수에게 돌아간다. 제1차 장애인사이클 국가대표 선발전은 5월에 치러졌고, 강성오 씨는 도로독주 80km, 개인도로 24km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놓은 상태다. 제2차 국가대표 선발전과 전국장애인체전은 10월에 치러질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탠덤사이클 경기에서 승패의 관건은 시각장애인의 훈련량과 파일럿의 기량, 그리고 두 사람의 호흡에 달려 있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바로 경제적인 뒷받침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체육에 대한 예산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대회 참가는 물론 국가대표로서 기량을 닦기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사실 탠덤사이클 대회는 많이 열리지만, 일 년에 두 번 정도밖에 참가하지 못해요. 인도 대회도 50% 자비 부담해서 참가한 거예요. 캐나다UCI 대회에 한 명밖에 가지 못한 것도 예산이 없어서였어요. 전액 자비로 가게 되면, 파일럿까지 해서 900만 원이 드는데 갈 수가 없죠….”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강성오 씨는 낙담하지 않고 꿋꿋하게 페달을 밟고 있다. 그의 뒤를 따라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탠덤사이클을 즐기게 되는 날이 오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들이 발굴돼 마음껏 기량을 뽐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한편, 대한장애인체육회 홈페이지(http://sports.kosad.or.kr/)에 따르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탠덤사이클 동호회는 경기도 파주의 ‘파주탠덤사이클’, 경기도 안양의 ‘새빛탠덤사이클동호회’, 경북 문경의 ‘문경시각장애인탠덤바이크’, 강원도 횡성의 ‘횡성어울림동아리회’ 등 총 4곳이다. 동호회 활동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하면 된다.
파주탠덤사이클 031-948-1270
새빛탠덤사이클 031-469-1128
문경시각장애인탠덤바이크 054-555-0221
횡성어울림동아리회 033-344-7748
(2013.10.01 제89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