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저작물 접근권 개선을 위한 마라케시 조약 채택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저작권 제한과 예외에 관한 국제 조약인 ‘시각장애인의 저작물 접근권 개선을 위한 마라케시 조약’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160개 회원국과 50여 개 엔지오(NGO)에서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지난 달 27일 채택됐다.
이번에 채택된 조약의 주요 내용에는 △승인된 기관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독서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포맷의 저작물을 만들고, 이를 복제·배포·공중 송신할 수 있다, △접근 가능한 포맷의 저작물을 다른 회원국의 승인된 기관이나 수혜자에게 배포하거나 수입할 수 있다, △저작물에 기술적 보호조치가 되어 있는 경우, 수혜자는 저작물에 접근하기 위해 이를 우회할 수 있다, △회원국은 수혜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회원국은 승인된 기관이 상호 인식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접근 가능한 포맷의 국경간 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서 수혜자는 시각장애인 또는 독서장애인이며, 승인된 기관은 수혜자의 교육, 학습훈련, 맞춤도서, 정보접근을 위해 정부가 승인한 비영리 형태의 기관을 말한다. 이는 정부기관이나 그에 준한 서비스를 수혜자에게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을 포함한다.
시각장애인의 저작물 접근권 개선을 위한 제한과 예외 논의는 지난 2003년 11월 세계시각장애인연맹(WBU)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저작권 제한과 예외 세미나’에서 시작됐다. 2009년 남미 3개국(브라질·에콰도르·파라과이)이 세계지식재산기구 제18차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상설위원회(SCCR)에서 시각장애인 저작물 접근권 개선 조약안을 공동으로 제안하면서 빠른 속도로 진행돼 금번에 국제 조약으로 채택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 마라케시 조약 체결로 지적재산권이 있는 정보, 국제법에 의해 보호되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시각장애인 및 독서장애인의 접근성이 보다 원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7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인 국제조약의 채택을 환영한다”면서, “조약 채택을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각장애인과 같이 독서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그러나 이번 조약이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받는 ‘도서’만 한정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향후 조약의 개정 과정에서 화면해설이나 자막이 삽입된 영상물 등의 디지털멀티미디어 저작물들과 같은 저작권 보호 대상에 대해서도 예외 규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약의 효력은 20개 조약 당사자들이 조약문에 서명한 후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비준서 또는 가입서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에게 기탁한 때로부터 3개월 후에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동 조약과 저작권법상 관련 규정을 추가적으로 검토한 후 가입 시기 등에 대한 진단 및 국내 절차 점검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3.07.15 제88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