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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새로운 장애인 앵커 탄생, 반갑지만 씁쓸한 이유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3-04-01 오전 9:58:06

조회수 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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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새로운 장애인 앵커 탄생, 반갑지만 씁쓸한 이유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3-04-01 오전 9:58:06 (조회 : 2777)

새로운 장애인 앵커 탄생, 반갑지만 씁쓸한 이유

  KBS의 새로운 장애인 앵커가 선발됐다. 지체장애인인 홍서윤(1급, 26세) 씨는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되었다. 홍 씨는 일정 기간 뉴스 프로그램 진행과 관련된 실무 교육을 받은 뒤 KBS 1TV 에서 생활뉴스를 진행하게 된다.
  두 번째 장애인 앵커가 발탁됐다는 소식에 정안인들은 “앵커가 된 걸 축하한다”, “더 많은 장애인 앵커가 생겼으면 좋겠다”, “KBS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등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축제분위기여야 할 장애계는 침울한 분위기다.
  이는 장애인 앵커 1기인 이창훈 씨의 계약 만료가 되고, 그 후임자로 홍서윤 씨가 선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각장애인들은 BBS 통신망에 “KBS는 최초의 시각장애인 앵커를 배출했다는 타이틀만 필요했던 것인가?”, “왜 우리를 서커스단 피에로처럼 홍보 도구로 이용하다 껌처럼 버리는 건가”라고 분노를 표하며 “계약 기간이 끝나더라도 방송인으로서의 활동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KBS가 이창훈 씨를 비롯한 제2, 제3의 장애인 앵커들이 실질적인 방송인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도 3월 8일, 성명서를 통해 “그 동안 이창훈 씨를 한 명의 전문 뉴스 앵커로 여긴 것이 아니라 자사를 홍보하는 모델 정도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처사”라며 “이창훈 씨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장애인 뉴스앵커가 방송인으로서 전문성을 키우며,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KBS 측은 이미지 홍보를 위해 1회성 앵커를 고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이창훈 앵커 기용은 공영방송으로서의 KBS의 이미지 홍보 효과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창훈 앵커는 이제 어느 정도 혼자 활동할 수 있는 능력과 커리어를 쌓았다고 평가되었다. 이번 이 씨의 계약 만료로 인한 2기 모집은 더 많은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창훈 앵커 채용 당시 홍보했던 것처럼, 시각장애인이 뉴스의 고정 코너를 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즉, 장애인이 앵커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찾기 어렵다. 국내만 해도 이창훈 앵커가 진행했던 KBS 뉴스21의 생활뉴스 코너뿐이다.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앵커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앵커를 모집하는 일은,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청년인턴제도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방송관계자들은 “방송업계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창의적이거나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다. 도리어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분위기”라고 말한다. 장애인 인권이 잘 보장된 영국에서도 2009년에 안면장애인인 제임스 패트리지가 BBC 정오 뉴스를 일주일간 단독 앵커로 진행한 일 이후에 또 다른 장애인 앵커가 나오지 않는 것이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KBS가 장애인 앵커 고용에 앞장 선 것은 충분히 칭찬할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정규직 형태가 아닌 계약직 형태로 고용이 이루어졌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물론 사업주가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할지, 혹은 몇 개월, 몇 년 동안 일할 계약직으로 고용할지는 사업주의 권한이다.
  그러나 장애인 앵커 고용을 통해 ‘공영방송으로서 차별과 편견없는 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다는 목적에 진정성이 있다면, ‘앵커 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말고 장애인들의 또 다른 일자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장애계의 중론이다.
  2011년 이창훈 씨가 장애인 앵커로 발탁됐을 때 전 장애계는 축제분위기였다. 장애인에게 유독 높았던 방송업계의 문이 열리는 신호탄이자, 지상파 TV 뉴스의 첫 장애인 앵커가 탄생한 기념적인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다른 장애인들은 물론 시각장애인들은 안마사나 교사 외에도 다양한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으로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2013년 새로운 장애인 앵커가 탄생했다는 기쁨이 가슴에 크게 와닿지 않는 이유는 장애인에게 방송업계의 벽이 여전히 높기 때문일 것이다.

(2013.04.01 제8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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