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한 서비스가 요구되는 ‘동문장애인복지관’
시각장애인들이 뜻을 모아 자신들을 위한 복지관 설립을 추진했는데, 설립된 복지관이 그들을 위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본향교회(이하 본향교회)는 시각장애인들이 개척하여 세운 교회로, 신도들은 그들의 숙원인 시각장애인복지관을 설립하려 했다. 그러나, 동대문구 내에 아직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으므로 시각장애인복지관을 허가하기는 어려우니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설립하라는 지자체의 권고를 받아, 2010년 본향교회 내 600평 공간에 동문장애인복지관을 설립하게 되었다.
복지관 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본향교회에서 전부 마련했고, 실제 법적인 절차는 교회가 등록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연합유지재단(이하 재단)이 진행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문장애인복지관이 시각장애인 신도들의 기대와는 달리,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을 위한 보호작업장이나 치료실은 운영하면서, 정작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향교회 관계자는 “단발적으로 외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몇 개 있으나, 교회가 원하는 것은 건물 내에서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최근 늘어나는 중도실명인을 위한 재활교육 등 한 장소에서 꾸준히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수년간 요청하였으나, 재단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의 요구에 대해 재단은 “장소가 없다”, “주간보호시설 운영은 내부 규정상 어렵다”라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올해 들어서는, 동문장애인복지관 관장 교체 후에도 시각장애인 신도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본향교회는 동문장애인복지관 설립 당시 재단과 체결한 복지관 장소 임대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복지관 소유 명의 변경을 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최근 상황에 대해 동문장애인복지관은 조심스러운 문제라 어떠한 답변도 현재(3월 7일 기준)로서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본향교회 관계자는 “우리는 재단이 동문장애인복지관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 건물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원하는 사업을 직접 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것뿐”이라며, “현재는 재단과 마음을 열고 협의하는 중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우리 교회는 시각장애인 교회이다 보니 시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많이 해야만 하는 절박한 사유가 있으며, 애초 장소 활용 취지가 그랬다”며 “동문장애인복지관이 좋은 곳으로 잘 이전해 종합복지관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열 양상의 조짐을 보이던 문제가 양측의 대화로 해결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동문장애인복지관이 원만한 해결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복지관으로 거듭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