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회계·세무학과 합격한, 한빛맹학교 선준영 학생
“회계·세무라는 분야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사실 두려움도 없고, 기대감도 없는 편이에요. 일단은 해봐야 알 것 같아요(웃음). 그러나 저의 뒤를 이을 후배가 좋은 길을 밟을 수 있도록 나름대로 길을 잘 닦아 놓으려고 합니다.”
올해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수시전형에 합격한 선준영(남, 18세, 한빛맹학교 3학년) 학생은 여유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 진학하는 시각장애 학생의 대부분은 사회복지나 문과 계열을 전공한다. 그런데 준영 군이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던 회계·세무학과에 눈길을 돌린 것은 안혁순 담임교사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회계·세무학과는 담임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어요. 제가 수학 천재까지는 아니어도 수학을 싫어하지는 않거든요(웃음). 필산보다는 암산을 주로 해서 계산이 빠르기도 하고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 신순규 씨의 책을 읽었던 것도 동기가 됐어요. 회계·세무 관련해서 조사를 해봤더니 응용 분야가 상당히 많아 기대를 한 것도 있고요.”
안 교사는 준영 군이 고등학교 3년간 대부분의 과목에서 성적우수상을 놓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뿐 아니라 공간인지 능력이 필요한 3×3×3 큐브 맞추기 실력자이기도 하다는 것. 준영 군은 국내 시각장애인 공인 기록(26초)과 비공인 기록(21초)을 보유했다.
“학교 공부는 벼락치기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3주 전부터 꾸준히 시험 준비를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됐어요. 큐브 시각장애인 기록은 아마 아무도 하지 않아서 세운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제 기록을 비장애인의 기록에 대입하면 10초 초반대라고 해요. 꽤 빠른 편이죠.”
그는 다른 시각장애 학생에게 학습 멘토링, 컴퓨터·보조공학기기 교육 등 왕성한 봉사활동을 했다. 교내에서도 후배 학생의 체육 활동을 꾸준히 도왔다. 전맹임에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독립보행으로 등하교했다.
이렇게 활동적이지만 어릴 때부터 병치레가 잦았다. 태어나자마자 백혈병을 앓았던 그는 치료 과정에서 항암제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백혈병은 완치됐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심장 기능이 약화돼 지금까지 심장박동기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준영 군은 조금 불편한 것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심장박동기 때문에 공항에서 금속 탐지기를 지나갈 수 없어 손으로 검사를 받아요. 학교 체육 시간에도 선생님들은 제 상황을 걱정하시곤 하죠. 그러나 설명을 드리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체육활동을 할 수 있어요. 공항을 이용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한 번만 수고로우면 어떤 일이든 못하는 게 없어요. 그걸 큰 불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전 작은 불편 정도로만 여겨져요. 그런 성격이 제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준영 군의 대학 생활은 어떨까?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밖에서 밤새기’, ‘친구들과의 여행’, ‘해외 교환 학생 선발’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특수학교에서만 공부했기에 비장애인 학생과의 교류가 가장 기대되면서 걱정되는 부분이다.
“대학 생활은 제가 계속 살아가야 할 사회와 비슷한 환경이니까요. 비장애인 학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요. 학과 공부는 딱히 걱정하지 않고 있어요(웃음).”
앞으로 대학 입시를 치를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제가 입시를 치르면서 깨달은 것은 사람마다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한계를 넘으려고 너무 애쓰면 지치게 되잖아요.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자신을 알아야 한계도 알게 될 테니까요. 모두 자신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힘냈으면 합니다.”
‘처음’이라는 다소 어려운 길을 선택했지만, 준영 군이라면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과 독립심으로 훌륭히 닦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대학 생활을 응원한다.
올해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수시전형에 합격한 선준영(남, 18세, 한빛맹학교 3학년) 학생은 여유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 진학하는 시각장애 학생의 대부분은 사회복지나 문과 계열을 전공한다. 그런데 준영 군이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던 회계·세무학과에 눈길을 돌린 것은 안혁순 담임교사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회계·세무학과는 담임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어요. 제가 수학 천재까지는 아니어도 수학을 싫어하지는 않거든요(웃음). 필산보다는 암산을 주로 해서 계산이 빠르기도 하고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 신순규 씨의 책을 읽었던 것도 동기가 됐어요. 회계·세무 관련해서 조사를 해봤더니 응용 분야가 상당히 많아 기대를 한 것도 있고요.”
안 교사는 준영 군이 고등학교 3년간 대부분의 과목에서 성적우수상을 놓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뿐 아니라 공간인지 능력이 필요한 3×3×3 큐브 맞추기 실력자이기도 하다는 것. 준영 군은 국내 시각장애인 공인 기록(26초)과 비공인 기록(21초)을 보유했다.
“학교 공부는 벼락치기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3주 전부터 꾸준히 시험 준비를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됐어요. 큐브 시각장애인 기록은 아마 아무도 하지 않아서 세운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제 기록을 비장애인의 기록에 대입하면 10초 초반대라고 해요. 꽤 빠른 편이죠.”
그는 다른 시각장애 학생에게 학습 멘토링, 컴퓨터·보조공학기기 교육 등 왕성한 봉사활동을 했다. 교내에서도 후배 학생의 체육 활동을 꾸준히 도왔다. 전맹임에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독립보행으로 등하교했다.
이렇게 활동적이지만 어릴 때부터 병치레가 잦았다. 태어나자마자 백혈병을 앓았던 그는 치료 과정에서 항암제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백혈병은 완치됐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심장 기능이 약화돼 지금까지 심장박동기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준영 군은 조금 불편한 것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심장박동기 때문에 공항에서 금속 탐지기를 지나갈 수 없어 손으로 검사를 받아요. 학교 체육 시간에도 선생님들은 제 상황을 걱정하시곤 하죠. 그러나 설명을 드리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체육활동을 할 수 있어요. 공항을 이용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한 번만 수고로우면 어떤 일이든 못하는 게 없어요. 그걸 큰 불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전 작은 불편 정도로만 여겨져요. 그런 성격이 제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준영 군의 대학 생활은 어떨까?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밖에서 밤새기’, ‘친구들과의 여행’, ‘해외 교환 학생 선발’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특수학교에서만 공부했기에 비장애인 학생과의 교류가 가장 기대되면서 걱정되는 부분이다.
“대학 생활은 제가 계속 살아가야 할 사회와 비슷한 환경이니까요. 비장애인 학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요. 학과 공부는 딱히 걱정하지 않고 있어요(웃음).”
앞으로 대학 입시를 치를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제가 입시를 치르면서 깨달은 것은 사람마다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한계를 넘으려고 너무 애쓰면 지치게 되잖아요.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자신을 알아야 한계도 알게 될 테니까요. 모두 자신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힘냈으면 합니다.”
‘처음’이라는 다소 어려운 길을 선택했지만, 준영 군이라면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과 독립심으로 훌륭히 닦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대학 생활을 응원한다.
(2019. 1. 15. 제101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