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알림공간

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그림과 만화로 세상과 소통하는 김민주 작가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1-31 오후 1:12:05

조회수 2501

게시물 내용
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그림과 만화로 세상과 소통하는 김민주 작가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1-31 오후 1:12:05 (조회 : 2501)
<인터뷰> 그림과 만화로 세상과 소통하는 김민주 작가
 
  소담한 연꽃 위에 앙증맞은 소년과 소녀가 있다. 소년은 소녀에게 빨간 동백꽃을 건네고, 소녀는 그 꽃을 수줍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동화의 삽화 같은 느낌과 함께 곧 다가올 밸런타인데이가 떠오르는, 순정만화와도 같은 작품이다. 이 그림은 ‘엄지공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바로 프리랜서 만화가 김민주(여, 22세, 시청각장애인) 씨의 작품 ‘엄지공주’다.
  만화책 속에 캐릭터로 듣고, 그림으로 말하는 그를 만났다. 인터뷰는 김 작가의 어머니와 함께 진행했다.
  * 그림과 도라에몽 만화책으로 듣고 만난 세상
  아기는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하지 못했다. 태어난 지 100일,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김민주 씨의 세상은 정적에 감싸였고, 그것은 곧 답답함과 외로움이 되었다. 듣지 못하기에 소극적이 되었고, 맞물린 입술을 떼는 일도 망설였다. 들리지 않기에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웠고, 감정이나 느낌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나마 그림책 삽화를 보는 게 취미이자 즐거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도라에몽’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부모님과 쇼핑을 하러 갔던 거로 기억해요. 그때 도라에몽 만화책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죠. 그림을 통해 스토리를 이해했고, 캐릭터를 통해 기쁨과 슬픔 등의 감정이 구체적으로 와 닿았어요.”
  간략화된 그림은 알아보는 데 수월했다. 쉽고 짧은 문장은 이해하기 편했다. 마치 이미지가 소리로 들리는 느낌. 그때부터 만화에 관심을 가졌고, 만화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학원에 다니며 공부도 했다. 하지만 초등 3~4학년까지는 주로 그림을 통한 만화로 만족했다.
  “잘 들리지 않다 보니 단어랑 글자를 서로 매치시켜 이해하는 게 힘들었어요. 한글이 좀 어려웠죠(웃음). 그런데 만화는 그림이 다가 아니잖아요. 표현하려면 정확한 문장도 필요했죠.”
  그 무렵부터 만화에 문장을 넣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렇게 차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갔다. 그러나 따돌림과 제대로 된 교육 커리큘럼의 부재 탓에 일반학교 생활은 여전히 어색했다. 결국 중등 과정은 특수학교 입학을 선택했고 국립서울농학교에 자리를 잡았다. 그림과 카툰, UCC(문자, 이미지, 소리, 동영상 등 제작자가 손수 만든 모든 종류의 게시물을 말하지만, 멀티미디어 동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등의 작품으로 2014 ‘장애인청소년 예끼페스티벌’, 2015년 ‘스페셜K 대한민국 장애인 문화·예술 경진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렇게 한창 꿈을 키워가던 어느 날, 문득 칠판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망막색소변성증’이었다. 2016년 12월, 18살 겨울의 일이었다.
  * 그래도 그림과 만화로 말하고 싶은 것, 희망
  “원래 심한 근시였어요. 그래서 안경을 쓰고 생활했죠. 그런데 시력에 문제가 생기니까 충격이 컸어요. ‘왜 하필 나야?’ 하는 마음도 들었고요.”
  망막색소변성증은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현재 터널처럼 중심 시야만 확보된 상태이다. 청각장애가 있는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무엇보다 작품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었다. 김민주 작가에게 그림과 만화는 이미 자신의 일부다. 고민했지만 갈피를 잡지 못했고, 그 바람에 대학 입시에도 고배를 마셨다. 그가 마음을 잡게 된 건 알게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은 격려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8월에 인사동에서 작품 전시를 했었어요. 청각장애인 특별전 선정 작가로 초청을 받았거든요. 누군가 제 노력을 알고, 제 작품을 보고 싶어 한다는 점이 기뻤어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림과 만화를 그리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도전은 ‘2018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까지 이어졌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 및 선정하는 이 상은 2008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청년 인재들을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민주 작가에게 인재상 수상은 큰 위로가 됐다.
  “사실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기도 해요. 제 그림과 만화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거든요(웃음). 일상의 느낌과 경험, 생각 등을 표현하는 것뿐이라서요. 재미있는 만화를 보면 웃게 되고, 그러면 힘이 솟죠. 포근한 그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건 위로가 돼요. 작품으로 유명해지는 것보다 장애인, 비장애인 관계없이 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그의 작품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라폴리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에는 ‘동화 그림’에도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전공은 만화나 그림 분야 대신 나사렛대학교 수어통역학과로 정했다. 수어를 좀 더 깊게 배우고 싶고 그와 같은 사람들과도 한층 원활하게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진단 이후 시력의 변화는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다. 김민주 작가는 그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여긴다.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에요. 그래도 그림을 그리고 만화를 그릴 수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기적이고, 제 삶을 긍정하고 사랑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을 담아 만화랑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2019. 2. 1. 제1018호)

서울특별시 강동구 구천면로 645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전화: (02)440-5200 FAX: (02)440-5219

Copyright 2012 All rights reserved to hsb.or.kr

한시복 이용안내

09:00~18:00(토·일 공휴일 제외)

02-440-5200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유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