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조사표 시각장애인에게 어떻게 얼마나 불리한가
지난 9월 3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이룸센터에서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을 위한 장애인단체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은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던 장애등급제 폐지(이하 등급제 폐지)를 위해 구성한 민관협의체의 활동 내용을 공개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모두 30여 개의 장애인단체가 참여했다.
토론회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것은 등급제 폐지 제3차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종합조사표 모의 적용 결과였다. 그런데 이날 복지부는 서비스 전달 체계에 관한 결과만 발표해 원성을 샀다. 복지부는 종합조사표가 여러 번의 토론회를 거쳐 수정될 것이기 때문에 발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종합조사표 모의 적용 결과에 관심이 쏠린 것은, 시각장애인의 급여량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공공연히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 전부터 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관계자들은 ‘시각장애인 참여시켜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 수정하라’, ‘시각장애 특성 반영하여 등급제 폐지 시행하라’, ‘줬다 뺏는 활동보조 시간 종합조사 거부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앞선 지난 8월 2일에는 ‘결정적 하자가 있는 종합판정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을 우롱하지 말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에서는 ‘시각장애인의 급여량 감소’와 ‘민관협의체 구성과 운영에서 시각장애인 당사자 참여 배제’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우려는 지난 5월 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나온 제3차 시범사업 결과가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이 발간한 한국장총 제375호 ‘장애등급제 폐지, 이대로 괜찮은 걸까?’에서 제시한 복지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모든 장애유형을 아울러 월평균 최대 5.13의 지원시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병변장애는 13.85시간, 자폐성장애는 11.33시간이 늘었지만, 시각장애만 9.12시간이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왜 시각장애인만 서비스 시간 감소가 나타났던 것일까. 종합조사표안에는 ‘돌봄지원 필요도 평가’가 현재의 인정조사표 기능을 한다. 장총은 단순 일상적 동작능력에 많은 배점이 주어지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시각장애인은 세수하기, 식사하기 등 반복적인 ‘단순 일상적 동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하지만 외출하기, 대중교통·은행 이용하기 등의 ‘수단적 일상생활’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기존 인정조사표에서는 수단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관한 배점이 26.6%였는데, 돌봄지원 필요도 평가에서는 19.5%로 감소한다. 그러나 단순 일상생활동작은 55.3%에서 57.7%로 늘었다.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식사하기’ 항목은 최고 배점이 60점으로, 일부 지원 필요 5점, 상당한 지원 필요 30점, 전적 지원 필요 60점으로 나뉜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대부분 5점을 받는데, 상당한 지원 필요와도 25점이라는 엄청난 점수 차이를 보인다. 다른 항목의 경우 최고 배점이 12~24점으로 미뤄볼 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장애특성 고려 점수가 기존에는 최대 60점을 반영했지만, 바뀐 조사표에서는 최대 20점만 부여되도록 한 것도 시각장애 서비스 시간 감소 이유 중 하나다.
이날 한시련 홍순봉 회장은 “현재 인정조사표에서도 시각장애인이 자괴감을 느낄 수 있는 질문이 많은데, 새로운 조사표에서도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한 기준이 적용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등급제는 폐지되고, 장애유형별 등급이 다시 생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정부의 균형 있는 예산 집행을 당부했다.
한시련 김영일 부회장은 “등급제 폐지는 장애인을 시혜적 관점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서 바라보자는 것인데, ‘돌봄지원 필요도 평가’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누운 상태에서 자세 바꾸기’나 ‘옮겨 앉기’ 항목은 뇌병변장애나 지체장애에 맞는 질문일지는 몰라도 발달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에는 맞지 않기에 기준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각장애인만 불리한 것은 아니다. 정신장애인은 사회활동 비중이 높아야 함에도 그 비중은 기존보다 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의학적 손상 정도보다 사회적 손상에 비중을 두는 패러다임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장애유형뿐 아니라 세부적인 질환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돌봄지원 서비스 필요도 평가가 의학적 평가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기능제한 비중은 28%에서 40.7%로 높아지고, 사회활동 비중은 12%에서 7.75%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복순 씨는 “2019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등급제 폐지와 관련한 예산이 전혀 없다”며 “우리 장애인계가 인정조사표로 싸울 일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경우 이동지원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정부가 장애유형별로 싸움을 붙이는 형국이 돼 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에 복지부는 “등급제 폐지는 정부의 매우 중요한 사업이지만 장애인 당사자의 공감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아갈 수 없다”며 “내년 7월까지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니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한 장애유형에만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정부 정책상으로도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소한 지금의 급여량보다 적어지는 일이 없도록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것은 등급제 폐지 제3차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종합조사표 모의 적용 결과였다. 그런데 이날 복지부는 서비스 전달 체계에 관한 결과만 발표해 원성을 샀다. 복지부는 종합조사표가 여러 번의 토론회를 거쳐 수정될 것이기 때문에 발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종합조사표 모의 적용 결과에 관심이 쏠린 것은, 시각장애인의 급여량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공공연히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 전부터 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관계자들은 ‘시각장애인 참여시켜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 수정하라’, ‘시각장애 특성 반영하여 등급제 폐지 시행하라’, ‘줬다 뺏는 활동보조 시간 종합조사 거부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앞선 지난 8월 2일에는 ‘결정적 하자가 있는 종합판정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을 우롱하지 말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에서는 ‘시각장애인의 급여량 감소’와 ‘민관협의체 구성과 운영에서 시각장애인 당사자 참여 배제’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우려는 지난 5월 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나온 제3차 시범사업 결과가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이 발간한 한국장총 제375호 ‘장애등급제 폐지, 이대로 괜찮은 걸까?’에서 제시한 복지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모든 장애유형을 아울러 월평균 최대 5.13의 지원시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병변장애는 13.85시간, 자폐성장애는 11.33시간이 늘었지만, 시각장애만 9.12시간이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왜 시각장애인만 서비스 시간 감소가 나타났던 것일까. 종합조사표안에는 ‘돌봄지원 필요도 평가’가 현재의 인정조사표 기능을 한다. 장총은 단순 일상적 동작능력에 많은 배점이 주어지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시각장애인은 세수하기, 식사하기 등 반복적인 ‘단순 일상적 동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하지만 외출하기, 대중교통·은행 이용하기 등의 ‘수단적 일상생활’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기존 인정조사표에서는 수단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관한 배점이 26.6%였는데, 돌봄지원 필요도 평가에서는 19.5%로 감소한다. 그러나 단순 일상생활동작은 55.3%에서 57.7%로 늘었다.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식사하기’ 항목은 최고 배점이 60점으로, 일부 지원 필요 5점, 상당한 지원 필요 30점, 전적 지원 필요 60점으로 나뉜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대부분 5점을 받는데, 상당한 지원 필요와도 25점이라는 엄청난 점수 차이를 보인다. 다른 항목의 경우 최고 배점이 12~24점으로 미뤄볼 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장애특성 고려 점수가 기존에는 최대 60점을 반영했지만, 바뀐 조사표에서는 최대 20점만 부여되도록 한 것도 시각장애 서비스 시간 감소 이유 중 하나다.
이날 한시련 홍순봉 회장은 “현재 인정조사표에서도 시각장애인이 자괴감을 느낄 수 있는 질문이 많은데, 새로운 조사표에서도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한 기준이 적용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등급제는 폐지되고, 장애유형별 등급이 다시 생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정부의 균형 있는 예산 집행을 당부했다.
한시련 김영일 부회장은 “등급제 폐지는 장애인을 시혜적 관점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서 바라보자는 것인데, ‘돌봄지원 필요도 평가’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누운 상태에서 자세 바꾸기’나 ‘옮겨 앉기’ 항목은 뇌병변장애나 지체장애에 맞는 질문일지는 몰라도 발달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에는 맞지 않기에 기준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각장애인만 불리한 것은 아니다. 정신장애인은 사회활동 비중이 높아야 함에도 그 비중은 기존보다 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의학적 손상 정도보다 사회적 손상에 비중을 두는 패러다임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장애유형뿐 아니라 세부적인 질환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돌봄지원 서비스 필요도 평가가 의학적 평가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기능제한 비중은 28%에서 40.7%로 높아지고, 사회활동 비중은 12%에서 7.75%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복순 씨는 “2019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등급제 폐지와 관련한 예산이 전혀 없다”며 “우리 장애인계가 인정조사표로 싸울 일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경우 이동지원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정부가 장애유형별로 싸움을 붙이는 형국이 돼 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에 복지부는 “등급제 폐지는 정부의 매우 중요한 사업이지만 장애인 당사자의 공감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아갈 수 없다”며 “내년 7월까지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니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한 장애유형에만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정부 정책상으로도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소한 지금의 급여량보다 적어지는 일이 없도록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11월에 민관협의체 제11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장애인단체별 면담도 계획돼 있다.
한시련은 “당초 종합조사표가 11월에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1월로 미뤄진 것으로 안다”며 “현재 복지부에 계속적인 수정 요청을 하고 있고, 추가적인 대응은 수정안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시련은 “당초 종합조사표가 11월에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1월로 미뤄진 것으로 안다”며 “현재 복지부에 계속적인 수정 요청을 하고 있고, 추가적인 대응은 수정안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8. 10. 15. 제101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