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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법원,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제한은 차별’ 판결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11-01 오전 9:29:58

조회수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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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법원,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제한은 차별’ 판결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11-01 오전 9:29:58 (조회 : 2212)
법원,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제한은 차별’ 판결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을 제한한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10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7부(부장 김춘호)는 김준형 씨 등 시각장애인 5인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2015가합553445)에서 ‘삼성물산은 김 씨 등 3인에게 200만 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냈다. 시각장애인 탑승을 제한하는 가이드북 문구 삭제도 명령했다. 60일 이내에 시정하지 않을 경우, 시정할 때까지 하루당 10만 원씩 추가 지급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기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 차별 행위에 해당하고, 놀이기구 이용에 있어 비장애인과 비교해 안전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하는 삼성물산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려고 탑승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며 위자료 7,000여만 원 중 일부만 인정했다.
  * 이미 10년 이상 곪아온 놀이기구 탑승에서의 장애인 차별
  이번 선고는 2015년 8월 24일 소송 제기 후 3년 4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소송을 제기한 김준형 씨는 “이미 10년 전부터 꾸준히 받아왔던 차별을 2015년이 돼서 문제 제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씨는 고교 시절부터 에버랜드의 T익스프레스와 다른 놀이기구의 탑승을 거부당했다. 당시에는 맹학교 교사가 놀이기구 안내자와 다툼 끝에 승차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놀이기구를 탈 때마다 에버랜드 측은 제지를 했고, 항의를 해서 겨우 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일부 놀이기구에서 시각장애인 탑승이 전면 제한됐다. 에버랜드는 안전수칙 및 탑승제한 규정인 ‘어트렉션 안전 가이드북’에 스릴 레벨이 높거나 탑승자의 운전이 필요한 놀이기구 7종에 대해 시각장애인 이용 제한을 명시했던 것이다.
  김 씨는 놀이기구 안전성은 날로 발전을 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 탑승 위험성만 높아진다고 보는 시각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이 해당 놀이기구를 타며 짜장면을 먹는 장면이 종종 방영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시각장애인은 잘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고 탑승을 제한하면서 더 위험한 촬영도 허락했다고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2015년에도 지적장애인 탑승을 거부해 손해배상(2014가합593279) 판결이 난 사례가 있다. 이렇듯 놀이기구 탑승에서 장애인 차별은 끊이지 않았다.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에 대한 무지와 편견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 재판이 진행된 3년 4개월 어떤 논쟁이 오갔나
  다음은 ‘희망을 만드는 법(이하 희망법)’이 게시한 ‘에버랜드의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거부는 장애인 차별’에 근거한 재판 양상이다.
  에버랜드는 시각장애인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탈출과 구조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2016년 4월 에버랜드 놀이기구 7종을 대상으로 현장검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재판장, 배석판사 2명, 시각장애인 3명, 원고·피고 측 변호인, 에버랜드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놀이기구에 탑승했고, 상공에서 기구가 멈춰 서자 비상계단을 따라 탈출했다. 시각장애인 참여자도 아무런 문제 없이 대피할 수 있었다. 오히려 에버랜드 놀이기구 안전성이 견고하다는 사실만 드러났다.
  에버랜드는 고속주행, 높은 고도에서의 낙하, 360도 회전 등에서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보다 상황인지와 반사적 방어행동 속도가 느려 시각장애인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동일인을 대상으로 시각을 차단하기 전과 후로 나누어, 놀이기구에서 받는 충격 비교 감정을 신청했다. 이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불리함을 감지한 에버랜드 측은 가이드북을 ‘성인인 비장애인 보호자가 있는 경우 시각장애인 탑승을 허용하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위험 정도에 차이가 없는 놀이기구에 대해 시각장애인의 이용을 전면 허용하고, 직접 운전해야 하는 ‘범퍼카’에 대해서만 시각장애인 동반자와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재판부는 2018년 10월 11일, 시각장애인의 손을 들어줬다.
  *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 반드시 존중받아야
  소송을 제기한 김준형 씨는 “처음 의도한 대로 판결이 이뤄져 기쁘다”며 “에버랜드 측이 장애인의 권리를 제한할 큰 근거가 없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이번 판결이 희망법 김재왕 변호사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차연) 김성연 사무국장의 노력이 일궈낸 결과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희망법은 “시각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에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충분히 설명하고, 스스로 탑승 여부를 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자기 결정권 보장”이라고 정의했다.
  김재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객관적 근거 없이 (장애인 탑승 시) 안전사고가 많을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시설 이용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씨는 “살아가면서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는 참지 말고 행동을 통해 세상을 조금씩 바꿔야 한다”며 “이번 판결을 이끌어낸 희망법이나 장차연 등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런 절차에 앞서 불합리한 대우에 항의하고 차별임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시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18. 11. 1. 제10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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