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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시각장애인계 유재석을 꿈꾸다, ‘아나운쇼’ 선보인 이창훈 씨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8-02-14 오전 9: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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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시각장애인계 유재석을 꿈꾸다, ‘아나운쇼’ 선보인 이창훈 씨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8-02-14 오전 9:31:17 (조회 : 2603)
<인터뷰> 시각장애인계 유재석을 꿈꾸다, ‘아나운쇼’ 선보인 이창훈 씨
 
  거친 겨울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요즘에도 온갖 문화행사와 공연이 속속 펼쳐지고 있다. 지난 2월 2일 ‘불금’ 저녁, 종로 ‘이음센터(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도 유쾌한 토크쇼가 열렸다. 바로 그곳에서 언제나 열정적인 이창훈(남, 33세, 시각장애 1급) 아나운서를 만났다.
  * 꿈을 현실로, 야구 캐스터에서 방송인으로
  “원래 꿈은 야구 중계를 하는 거였죠.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냥 마이크를 잡고 진행하는 것 자체를 즐긴 것 같기도 해요(웃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어조가 시원시원하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답다고 할까? 홈런, 안타를 외치기에 딱 어울리는 음성이다.
  그는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뇌수막염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러니 본 적도 없는 야구 중계는 ‘꿈’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것을 쉽게 놓을 수는 없었다. 끊임없이 야구 방송을 듣고, 중계를 외우고, 연습을 하며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1년 52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KBS 공채에 합격, ‘눈이 불편한 시각장애인이 아나운서를?’이라는 의혹을 일축하며 ‘생활뉴스’ 아나운서로 당당하게 활동했다. 당시 외국에서도 주목할 만큼 큰 이슈였고 지금도 화제로 떠오를 정도로 그 여운이 진하다.
  “현재 KBS 3라디오 ‘행복뉴스’를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간 야구’도 진행하고 있고요. 방송인 활동을 하면서 꿈도 이룬 셈이죠.”
  그는 지금도 바쁜 하루를 보낸다. 라디오를 맡게 되면서 자유 시간이 늘었는데,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싶다.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빛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꺼지지 않는 불꽃을 들고 달리는 것, 그 자체로도 의미가 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번 아나운쇼 공연도 처음 시도하는 것에 의미를 뒀어요.”
  고맙게도 KBS 장애인 아나운서 후배들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그날 행사에는 이창훈 씨를 포함해 2기 홍서윤(여, 31세, 지체장애 1급), 4기 이석현(남, 25세, 뇌변병장애 2급) 앵커가 참여했다. 3기 임세은(남, 34세, 지체장애 1급) 씨도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국가대표 탁구 선수로 선발돼 참여하지 못했다. 임 선수는 영상 편지를 보내 공연에 힘을 보탰다.
  * 아나운쇼, 진솔해서 더 좋은 토크쇼
  ‘아나운쇼(announ-show)’라는 공연 명칭이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 아나운서들이 펼치는 쇼다. 장애인 아나운서의 토크쇼라고 해서 주제가 방송이나 장애로 한정된 건 아니다. 도전, 희망, 시도 등 인생살이에서 겪는 그 ‘무언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다. 시각장애인 아나운서 이창훈이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들 말이다. 공연은 1시간 30분간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아나운서가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풀어놓고, 청중은 편하게 질문을 했다. 그리고 잔잔한 음악과 라디오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영상도 보았다.
  “예능 분야로의 도전이죠. 아직 장애인 아나운서의 영역은 넓지 않습니다. 시사 보도나 스포츠 진행으로 한정되어 있어요. 그런 틀을 깨고 싶었고, 뭔가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었어요.”
  물론 처음인지라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토크쇼다운 톡톡 튀는 분위기보다는 정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좋았다. “지인의 소개로 왔는데 오길 잘한 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고 진솔한 진행이 사람 냄새 나는 공연이었다”는 등의 감상들이 주를 이뤘다. 이런 주변의 평가에도 그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물론 첫술에 배가 부르진 않죠. 그러니까 계속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런 토크쇼를 많이, 자주, 더 크게 열고 싶어요.”
  이번 행사는 ‘좋은 이웃 컴퍼니’에서 독자 기획했다. 시각장애 예술인 및 후배들을 발굴 및 지원하기 위해 이창훈 앵커가 설립한 비영리 단체이다. 하지만 지금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공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개인이나 단체 규모와는 상관없이 꾸준한 응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쇼는 보아줄 관객이 있어야 하고, 아나운서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희망이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시각장애 후배들이 걸어올 길이 넓고 편하도록 그는 오늘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이창훈 씨의 쇼(show)는, 그리고 그의 아나운싱(announcing)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시각장애 아나운서 후배의) 바람막이가 되고 싶습니다. 좀 거창하죠? 적어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은 힘들지만 한 사람이라도 먼저 간 길이라면 부담이 덜할 테니까요(웃음).”
(2018. 2. 15. 제9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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