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하나 된 시간, 보통의 공간에서 일상의 리듬을 찾다
글|평생교육팀 이유진
복지관 담장을 넘어, ‘당연한 일상’의 공간으로
지난해 신설 운영한 시각장애인 드럼 교실은 익숙한 복지관 강의실을 벗어나, 우리 이웃들이 이용하는 지역사회의 실제 문화예술 공간에서 열렸습니다.
그동안 장애인들은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집 근처의 문화 시설조차 이용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특별한 배려의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예술을 자유롭게 누리는 ‘평범하고도 당연한 삶’을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지역사회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 자체가
우리에겐 커다란 변화이자 도전이었습니다.
1인 1악기, 손끝으로 익히는 ‘나만의 비트’
수업은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는 과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드럼의 기본 자세와 스틱 사용법, 리듬 패턴을 차근차근 익혀나갔습니다.
특히 참가자 전원에게 ‘1인 1드럼’을 제공하여, 수업 시간 내내 각자의 악기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강사님은 시각적 설명 대신 구두 안내와 직접 시범, 그리고 손의 위치를 짚어주는 촉각 중심의 지도로 참가자들과 소통했습니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반복 연습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박자를 맞추는 것조차 생소해했지만, 회기가 거듭될수록
리듬은 안정되었고 후반부에는 간단한 곡 연주와 변주까지 소화해 낼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함께 만드는 하모니, 일회성을 넘어 일상의 ‘문화’가 되다
소그룹으로 진행된 수업 속에서 참가자들은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리듬을 맞춰갔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소통과 유대감이 쌓였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신감을 얻어 연주에 열중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성과는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이들의 연주가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드럼의 매력에 푹 빠진 일부 참가자들은 지속적인 연주 의지를 보였고,
강사님과의 협의를 통해 교습비를 조정하는 등 지역 시설의 당당한 이용자로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연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드럼 교실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참가자들의 일상 속 문화 활동으로 뿌리내렸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실입니다.
“신나게 두드리다 보니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자신감은 가득 찼어요!”-참가자 A님
“평소 정말 배우고 싶던 드럼을 직접 배울 수 있어 매 수업이 선물 같았습니다.”-참가자 B님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보통의 삶’을 꿈꾸며
이번 드럼 교실은 시각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배제되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꿈꾸고 즐길 수 있는
‘보통의 환경’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복지관은 시각장애인분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을 두드리고, 그 안에서 주체적인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가교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
우리들의 힘찬 북소리가 지역사회 곳곳에 더 널리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