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 마시며 힐링 타임
숲체험 나들이
기분 좋은 바람이 솔솔 불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높고 푸르른 가을. 다들 피크닉에 한강 나들이에 등산까지! 가을을 맘껏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재가시각장애인들은 이번에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성분도 복지관에서 숲체험 나들이를 하고 왔습니다. 서울과 다른 맑은 공기와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나들이 느낌을 내고 왔는데요. 그 현장 함께 가보시죠.
실명으로 정안인에 비해 야외 활동의 기회가 부족해진 시각장애인의 경우 나들이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수목원과 같은 곳에서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재가복지팀은 시각장애인 이용자분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집합장소였던 상일동역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이용자분들이 근황을 묻는 기분 좋은 대화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성분도복지관에는 숲 해설사가 시각장애인 이용자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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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결 가득한 넓은 잔디에서 시각장애인들은 동그랗게 둘러 앉아 자기소개를 하고 즐겨 부르는 노래를 부르며 숲체험을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조순이. 노래를 좋아합니다. 노래 부르겠습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 한마디를 선창하면 함께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는 등 본격적인 숲체험을 앞두고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두 팀으로 나뉘어 숲에 있는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잎을 따서 직접 향기를 맡는 등 시각을 제외한 많은 부분에서 숲을 느낄 수 있도록 진행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소나무 앞에 서있어요. 자, 제가 솔잎을 나눠드릴건데요. 향기를 맡아 소나무를 느껴볼겁니다. 모든 나뭇잎은 형태 그대로의 향을 맡는 것 보다 손으로 나뭇잎을 반으로 뜯으면 향이 풍성하게 올라옵니다. 그 향을 맡으면 되요.”
나뭇잎을 뜯어 안내보행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의 손등을 간질이며 복지관 외곽으로 나있는 숲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숲을 느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시각장애인 이용자는 “나무가 많은 것 같아요. 공기가 너무너무 좋고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면 내 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어.”라며 상당한 만족감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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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공기를 마시고 숲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한참을 걸었을까요? 산 중턱에 넓은 평지에서 신나는 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각자 원하는 나뭇잎을 하나씩 따오기로 하였는데요. 숲 해설가는 게임을 하는데 중요한 도구이니 신중하게 잎을 고르라고 하였습니다. 잎이 넓은 나뭇잎을 골라야 하는지, 작은 나뭇잎을 골라야하는지 힌트는 전혀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하기 위함이었죠! 게임은 바로 한 명의 자원봉사자가 물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시각장애인 한 명과 자원봉사자 한 명이 짝을 맺어 숲의 나무가 돼 자원봉사자가 뿌리는 물을 피해 도망 다니는 게임입니다. 물을 많이 맞으면 벌칙이 있기 때문에 한 팀인 짝꿍 자원봉사자를 믿고 요리조리 잘 피해 다녀야 하는데, 게임 전에 고른 나뭇잎을 방패막 삼아 가릴 수 있는 옵션이 있었습니다.
잎이 넓은 나뭇잎을 고른 팀이 유리한 게임이었는데요. 자원봉사자를 믿고 뛰고 피해야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었겠지만, 예상외로 시각장애인 이용자들은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게임을 즐겼습니다. 자원봉사자들도 어렸을 때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놀던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자원봉사자의 분무기에서 나오는 물방울을 요리조리 피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행복해 보이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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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끝나고 시각장애인 웃음전도사인 장길수 어르신께서 웃음 치료를 하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여러분 웃어야 행복합니다. 억지로 웃다보면 진짜 웃음이 나오게 되요! 제가 한번 해보죠! 감 중에 최고의 감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자신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시각장애인들은 웃음 치료를 받으며 행복한 웃음을 지으셨고, 숲 해설가는 “사진 따로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너무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 매번 진행하는 숲체험 프로그램인데 이번에는 제가 너무 뜻 깊고 오래오래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요.”라며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집에서 편히 쉬는 것도 좋고 매번 가는 동네 산책길을 다녀도 좋지만, 여유가 된다면 가보지 않았던 장소에 가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경험해 보는 나들이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힐링이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나들이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길 바랍니다.